※ 베르디 <레퀴엠> 중 “인제미스코”

베르디의 '레퀴엠'은 그의 모든 작품 가운데 웅장한 규모와 높은 완성도로 음악사상 가장 기념비적인 의의를 지니는 진혼 미사곡이라 할 수 있다. 베르디는 가톨릭 종교 의식의 하나로서, 교회에서 주로 연주되던 레퀴엠 미사를 대극장의 무대로 끌어내었다. 베르디 <레퀴엠>은 대규모 합창단과 관현악단으로 하여금 연주하게 함으로써 양식상의 혁명을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베르디는 진혼곡의 가사에서 고통 가운데 괴로워하고 참회하는 인류의 모습을 발견하여 이러한 광경을 극적으로 표현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이러한 측면에서 베르디의 진혼곡은 단순히 죽은 이들을 위로하는 미사곡이 아닌, 살아 있는 이들을 위한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는 곡이다. 이 작품은 드라마틱한 종교적 기품보다 오페라적 색채감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Ingemisco 는 레퀴엠중 Dies Irae 에 나오는 7번째 곡으로 테너가 부르는 격조높은 아리아로 가사의 뜻은 아래와 같다.

내가 죄로 인해 슬퍼하며  부끄러움으로 고통스러워 하니
천주여, 죄를 사하여 주소서.
죄 많은 여인을 사하여 주신 것과 같이 죽어가는 도둑이 용서를 받은 것 같이
내게도 희망을 주셨도다.
나의 기도와 탄식은 보잘것 없으나  자비로운 주여, 주님의 은총으로
꺼지지 않는 불꽃에서 구하소서.
나를 염소떼 속에 두지 마시고 택하신 양들 중에 자리를 주시고
주님의 오른손으로 나를 높이소서.